2014.2.15.이일재선생추모사업회 토론회ㅡ레프트대구8월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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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오늘의 변혁을 말한다> 는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나?
향년 89세로 삶을 마감한 故 이일재 선생은 평생을 사회주의자로서 노동운동가로서 선생의 삶은 혁명의 주체가 되는 모든 활동가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특히 주류의 교조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사회주의 운동과 달리, 선생은 외롭지만 꼿꼿이 스스로 자주적으로 밑으로부터 사회주의운동을 온 몸으로 살아오셨다.
그래서 이일재 선생 추모사업회는 선생이 평생 동안 화두로 붙잡았던 노동해방과 인간해방을 위한 도전의 정신을 되살리면서 소수 자본가의 착취를 위한 자본주의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활동가들의 활동의 전망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이일재 선생 추모 2주기를 맞아 토론회가 기획되었다.
특히 토론회는 지난 40여 년의 자본주의의 공공연한 위기와 쇠퇴 즉, 150년 세계사회주의운동의 역사와 질적으로 다른 혁명적 정세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하며 변혁운동의 전망과 구체적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한국사회 노동운동의 명암과 함께 하였던 사회주의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하고자 하였으며 1987년 이후 한국노동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반성 그리고 전망과 계획을 조심스럽게 도출하고자 하였다.
그래서 <오늘의 변혁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전국 서울, 울산, 경기, 제주 그리고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활동가 약 50여명이 모여 지난 2014. 2. 14. 대구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열렸다. 이어서 장소를 민중행동으로 옮겨 밤 11시까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1부 토론 ‘세계사회주의운동의 역사 이론, 그리고 실천’에서 주 발제를 한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금이 자본주의의 쇠퇴기라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본주의가 쇠퇴한다는 진단에 동의하는지는 혁명 전략과 직결된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0년 주기로 공황이 있었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제 2인터네셔널 시기까지는 부흥기였으나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자본주의는 쇠퇴했다는 진단이다.
예컨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자본주의 위기를 설명할 때 좌파는 크게 두 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위기가 이윤율저하의 경향적 법칙에 따른 이윤의 부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로자 룩셈부르크가 ‘자본축적론’에서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의 필연적 관계를 밝히며 명확히 했듯 시장(식민지 수탈을 통한)의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편으로 자본주의 위기 문제를 이윤의 문제와 시장의 문제를 함께 보아야 한다며 이 두 관점의 결합지점을 찾아 나가는 게 2006년 이후의 좌익공산주의진영 내부의 논쟁이며 중심은 생산에 있지만, 소비나 시장문제를 함께 통일적으로 결합되어야만 한다고 지적하였다.
함께 토론에 나선 이득재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러시아어 학과)는 자본주의가 쇠퇴기지만 사회주의자가 변혁운동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가 어느 정도 되었는지에 대한 자기 진단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어떤 운동을 구상하나? 또 운동을 전개하기 위한 아래에서부터의 조직 결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며 선거에 매몰되지 않고 주체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주장을 하였다.
2부에서는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한국노동운동의 역사적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안승천(울산노동자배움터) 활동가는 좌파들은 원론적으로 노동자 계급의 관점과 원칙을 강조하지만, 그 노동자 계급이 어디에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노동계급의 주체설정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을 강조하였다. 예컨대, 민주노총을 얘기하는 것인가?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얘기하는 건가? 아니면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노동자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노동자계급운동에 대한 본질적 접근을 강조하였다. 특히 계급적 원칙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계급적 의식을 위해 구체적인 성찰이 필요하기에 현장을 자기 정파 노조로 만들려하는데 급급하지 않았는지? 이는 계급적 단결을 이루기보다 해치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과 함께 노동계급 입장에 입각한 노동운동의 성찰과 분석을 강조하였다.
토론에 나선 김형계(전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사무처장) 활동가는 노동운동이 전국적인 전선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던 지난 투쟁과 경험에 대한 좌파활동가들의 자기 성찰이 필요함을 이야기했으며, 여전히 현장투쟁, 현장운동을 계승하는 계급적 좌파운동은 더욱 강화되어야 하며, 현시기 운동이 운동의 기준이 당운동으로 모두가 수렴되어서는 안 되며 전국적 수준에서 계급적 좌파운동진영의 수평적 연대를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이어 조돈희(전 전해투 의장) 활동가는 한국의 노동운동은 내부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훼손하거나 너무 무시하였다. 평 조합원들과 수많은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력을 행사하게 하는 경험이 너무 없었다. 이에 대한 분석과 노동자민주주의를 어떻게 세워 갈 것인지에 대한 제기를 하였다.
마지막 토론자인 고민택(노동자혁명당추진위) 활동가는 아무리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더라도 당을 건설하지 않고 분산적으로 투쟁하면 성과가 모이지 않는다며 당은 숫자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다. 노동운동을 지도할 수 있는 지도력을 갖추는 것이 과제임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였다.
변혁운동과 노동운동의 다양한 진단과 과제가 제출되었던 <오늘의 변혁을 말한다> 토론회는 한 두 번의 토론회를 통해서 쉽게 정리될 수 있기보다는 다양한 진단과 과제를 현실운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계속 논쟁하고 토론되어야 할 것이다. 논쟁과 토론을 통한 변혁운동의 토대를 세워내기 위한 <오늘의 변혁을 말한다> 토론회는 앞으로 울산과 서울 등에서 故 이일재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역사의식과 오늘의 변혁의 과제가 함께 모색되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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