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연극을 통해 열어가는 가능성 * 웹자보 첨파일
2014년 오늘, 자본주의 세계의 일상과 삶은 그냥저냥 또 흘러갑니다. 누군가에게는 그 흘러감의 속도가 빠를 수도 혹은 더딜 수 있을지 몰라도, 어제와 다름없이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런 세계 안에 머물다 떠나는 것이 주어진 인생이며, 그런 삶과 화해하는 것이 도리며, 사는 게 다 그런 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자주, 저 멀리 익명의 사람들이나, 가벼운 관계의 끈으로 엮여있다 생각하는 이들에게, 당연히 그렇게 흘러가야하는 삶을, 송두리째 뒤틀어 버리거나 파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우선은 그것이 나와 내 가족, 친구의 일이 아님에 안도합니다. 그리곤, 그들의 불행에 시선을 돌려 관심 갖거나, 분노 섞인 푸념내지 독설을 뱉으며 위안 받습니다. 그것도 잠시, 사는 게 다 그런 거고, 좋은 게 좋은 거라 여기며 시간의 망각 너머로 그렇게 또 흘려보냅니다.
그러다, 피해가길 간절히 바라던 불행이 나와 내 가족, 친구에게 찾아오면, 무심한 세상과 나와 내 가족, 친구의 불운에 비통해합니다. 어떻게든 극복하려 버둥거리다, 결국 불행의 먹잇감이 되어 최후를 맞거나, 다행히 큰 탈 없이 불행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힘겹게 다시 찾아온 일상 안에서, 은연중 의지하던 그 어떤 외부의 힘에 감사하기도, 그 사이 겪은 수고를 스스로 치하하기도 합니다. 때론 다른 삶과 세상을 기약해보지만, 다시 사는 게 다 그런 거고, 좋은 게 좋은 거며, 익숙한 게 편안 거라 되뇌며, 여전히 변함없는 삶에 정박하여 그렇게 또 살아갑니다.
이 세상은 모래알 같이 쉬 흩어질 수밖에 없는 익명의 개인들과, 그런 개인들이 어쩔 수 없이 던져져 얽혀있는 가족, 이웃, 민족, 국가가 경쟁하며 만들어진 것이라 여긴다면, 그런 세상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이런 삶은, 부정할 수 없는, 부정해서는 안 되는 어쩌면 너무나도 적나라하고 자연스런 삶의 진실일 것입니다.
거기에 토를 달며 거스른다면 어리석은, 아니면 교만한 짓일지 모릅니다. 적어도 이런 세상이 그럭저럭 유지되게 지탱해야하는 임무를 지닌 합리적인 개인에게라면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그런 개인들 중의 하나 입니까? 아니면, 너무나 극단적인 일부 개인주의자들의 예입니까?
이것을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어느 누구하나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움켜쥐고 있는 당위와 바라보는 물질적 필연성으로 성큼 다가올 세계는 그 현실을 분명 넘어서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세계는 모래알 같은 개인들의 총합이 아닌, 자본주의 세계의 일상과 삶을 바닥부터 허물어 무너뜨리는 과정 안에서, 연대하며 스스로 조직화한 다수의 노동자들에 의해 열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통찰은, 다가오는 2018년이 되면 탄생 200주년이 맞는, 마르크스가 평생 동안 피하지 않은 수고를 통해 이미 선언되었습니다. 우리는 그의 수고가 갖는 의미와 타당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며, 지금 여기에서 우리 자신의 문제로 받아 안은 것입니다.
단지, 우리가 움켜쥐고 바라보는 세계를 위해, 조심스럽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려는 일에, 어리석고 교만한 짓이라 냉소하고 비난하거나 가로막는 현실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보다 넓은 틀에서 직시하고 있다는 것과, 그 정도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일을 즐겁고 재밌게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당당히 밝히려 함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위한 일에 있어, 중요함과 사소함, 무겁고 가벼움, 멀고 가까움, 크고 작음, 높고 낮음, 강하고 약함의 경계와 분별을 묻는 것을 넘어, 당장 어떻게 자본주의의 일상과 삶에 충격을 주어 파열음과 균열을 만들어 낼 일이 무엇인가와, 과연 그것이 다수 노동자의 연대와 자기조직화에 함께 하는 일인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자본주의의 일상과 삶은 저기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연극 노동자로서 그런 연극을 함께 만들어 가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드는 연극이 우리가 하려는 일로서 충분하다고 감히 얘기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많이 부족하더라도, 이것이 좋은 시도이며 해 볼 만 한 일이라 여기시면 함께 해 주십시오.
더불어, 2018년까지, 그 너머까지 우리의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임을 밝힙니다.
안동, 대구, 울산, 부산 지방공연 계획서 (가안)
- 10.2-12일 안동 대구 울산 부산 지방공연일정 별첨 참조요
* 사전에 논의 했으면 하는 사항입니다.
1. 지방공연 제작비를 주최하는 단체나 개인의 이름으로 사전에 모금형태로 마련해 주실 수 있나요?
( 최소 300만원 / 펀딩기간은 펀딩용 웹전단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
2. 표에서 제시한 날짜에 공연이 가능한가요? 아니면?
3. 공연 가능한 극장을 섭외해 줄 수 있나요? 아니면?
4. 극장의 대관비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5. 공연의 진행을 지역에서 함께 진행해주며 지속적으로 연락 가능한 인원이 있는가요?
6. 객석(공연티켓)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 건가요?
7. 발생한 수익을 다음 공연으로 예정 중인 연극 <삽질>을 위해 후원해주실 수 있나요?
8. 언제까지 위의 내용을 확정지을 수 있나요?
서울 담당자 / 문화창작집단 날 대표 최현 (010-9023-6542)
작/연출 최철 (010-8848-7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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